乙巳, 뱀띠
을사일주는 을(乙) 나무가 사(巳) 불을 딛고 앉은 자리예요. 을은 곧게 뻗는 줄기가 아니라 벽이든 나무든 잡히는 대로 감고 올라가는 덩굴이라, 막히면 정면으로 밀지 않고 돌아서 길을 찾아요. 사는 초여름의 불인데 활활 타오르는 불꽃이라기보다 낮 동안 달아오른 열기처럼 안에서 계속 올라오는 온도예요. 덩굴이 그 열을 먹여 살리는 관계라, 가진 것을 안에 쌓아 두지 못하고 밖으로 내보내며 살아요. 그래서 사람들 사이에 온기가 먼저 도는 편이고, 분위기가 처지면 몸이 먼저 움직여요. 다 내주고 나면 갑자기 텅 빈 느낌이 오는데, 그때 아무도 없는 시간을 챙겨야 다시 채워져요.
사람이 모인 데서 온도를 올리고 상황에 맞춰 유연하게 굽혀 가는 일에 능해요. 계획대로 안 되는 판에서도 다른 길을 금방 찾아내요. 처음 만난 사람의 긴장을 풀어 주는 재주가 있어서 안내하고 이어 주는 노릇을 자주 맡게 돼요. 대신 다 내준 뒤에 회복할 시간을 미리 일정에 넣어 두는 편이 좋아요.
다듬어지는 자리
기운이 자라기 시작하면서 아직 방향이 잡히지 않은 자리예요. 감각이 예민하고 표현이 자연스러워서 눈에 띄지만, 마음이 자주 흔들려 한 가지를 오래 붙드는 데 힘이 들어요. 자리를 잡고 나면 그 예민함이 그대로 감각이 돼요.
내가 드러내는 기운
표현이 날카롭고 재주가 드러나는 기운이 곁에 있어요. 하고 싶은 말을 담아두지 않아 솔직하지만, 가까운 사이일수록 말이 앞서기 쉬워요. 재능이 관계의 매력이 되는 자리이기도 해요.
일주는 태어난 날로 정해져요. 태어난 시간을 몰라도 생년월일만 있으면 확인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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