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다섯 시부터 저녁 일곱 시 전까지, 닭의 시간
유시는 해가 지평선으로 내려앉는 해질녘이에요. 하루의 빛이 가장 깊은 색을 내는 시간, 일을 마친 사람들이 저마다의 자리로 돌아가는 그 마무리의 정서가 이 시간에 태어난 사람 안에 있어요. 끝맺음을 아무렇게나 하지 못하는 사람이라 만남이든 일이든 마지막 인상을 정성 들여 남기고, 아름다운 것을 알아보는 감각도 남달라서 같은 물건을 골라도 태가 나요. 속마음은 하루를 되짚는 회고형이라 좋았던 장면과 아쉬운 장면을 오래 곱씹는데, 그 시간이 깊이가 되기도 하고 후회가 되기도 해요. 저녁부터 감각이 살아나는 사람이라 중요한 생각은 해 질 무렵 이후에 정리되는 편이에요. 말년은 거둬들이는 계절이라 젊어서 뿌려둔 것들이 늦게 수확되는 그림이고, 자녀와의 인연은 저녁 식탁에서 만들어져요. 함께 밥을 먹으며 하루를 나누는 시간이 이 사람이 아이에게 물려주는 가장 큰 유산이 되고요.
표준시로 17:00 - 18:59, 그러니까 오후 다섯 시부터 저녁 일곱 시 전까지예요. 사주는 하루를 두 시간씩 열두 시진으로 나누고, 태어난 시각이 속한 시진이 네 번째 기둥인 시주의 지지가 돼요.
시계의 시각과 하늘의 시각은 조금 달라요. 한국 표준시는 동경 135도 기준이라 서울의 태양시는 약 삼십 분 늦고, 초승달 만세력은 이 진태양시 보정을 적용해요. 경계에 걸친 시각에 태어났다면 만세력으로 확인하는 게 정확해요.
시주의 천간은 태어난 날의 천간이 정해요. 같은 유시생이라도 태어난 날에 따라 시주가 이렇게 갈려요.
마무리와 표현의 감각이 무기예요. 보고서의 마지막 장, 행사의 폐회, 관계의 매듭처럼 끝의 품질이 중요한 일을 믿고 맡길 수 있는 사람이고, 심미안이 필요한 분야와도 잘 맞아요. 지난 일을 붙들고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 다음 걸음이 늦어지는 것만 경계하면 돼요. 복기는 짧게 끊는 훈련이 필요해요.
태어난 시각까지 넣으면 만세력이 시주 두 글자를 바로 세워 줘요. 시간을 모르면 세 기둥으로도 볼 수 있어요.
만세력으로 내 시주 확인하기시진의 유는 태어난 해에서는 닭띠가 되는 글자예요. 띠로 읽는 오늘의 흐름도 볼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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